
인간의 영혼이란 어떤 기후, 어떤 침묵, 어떤 고독, 어떤 무리속에 있는지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! 지금 내 고독 속에서 보면 인간은 개미가 아니라 오히려 어마어마한 괴물처럼 보인다네. 공룡이나 익룡처럼 말일세. 탄산으로 가득한 대기, 썩어 가면서 생물을 만들어 내는 뻑뻑한 진창이 그들의 서식처지. 이해할 수 없고 납득 할 수 없는 정글일세. 자네가 즐겨 입에 올리던 '국가'와 '민족'같은 개념, 나를 매혹시키던 '초국가', '인간성'같은 개념은 여기 파괴의 전능한 입김 아래에서는 매한가지 뿐이라네. 우리는 수면 위로 떠올라 몇 마디 하거나, 어떨 때는 몇마디는 커녕 '아', '예' 따위의 불명확한 외마디 소리를 내뱉고는 파괴되고 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네. 그리고 아무리 고귀한 사상이라 해도 해..